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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시절 ‘우리는 절대로 권태기 같은 건 없을 거야’ 하고 굳게 믿었던 부부도 살다보면 상대에게 설레는 맘이 없어지고 시들해져서 싫증을 느끼게 되는 권태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결혼생활 10년째 접어든 안영욱씨(34)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째를 임신할 때까지는 권태기라는 걸 몰랐어요. 아이를 낳고 난 후, 그러니까 여자의 몸에서 ‘엄마’의 몸이 되면서부터 권태기가 시작됐어요.”육아 때문에 힘들고 지친 날들이 1년여 동안 지속되면서 그는 남편에게 이유 없이 짜증을 냈다. 즐겁고 황홀했던 남편과의 섹스 또한 뜸해지기 시작했고 남편이 가까이 오는 것조차 싫어졌다. 문득문득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피곤한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날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잠든 남편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고 몸도 만지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고 되뇌었죠. 섹스를 하기 싫었지만 의무감을 가지고서라도 해야겠다고 맘먹었어요.”당시 그에게 섹스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밀린 숙제’와 같은 것이었다.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오르가슴 또한 느낄 수 없었다.
“신혼 때도 제가 (섹스에) 적극적일 때 오르가슴을 맛볼 수 있었거든요. 제가 하고 싶을 땐 어떻게든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어요. 여성상위 체위에서 (허리를) 조금 숙인다거나 각도 조절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권태기 때는 ‘안 느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섹스 그 자체가 싫었으니까요.”그는 보수적이지만 부부관계에 있어서는 개방적인 생각을 지닌 남편과 20대 초반에 만났다. 한이불을 덮고 살게 되기까지 4년 동안 연애를 했다는 그는 “우리 부부는 처음 만났을 당시 ‘쑥맥’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연애할 땐 사랑하니까 자연스럽게 키스도 하고 섹스도 했어요. 그땐 섹스가 좋았다기보다 원초적인 모습으로 돌아가 둘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만족했죠. 연인들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섹스를 하진 않잖아요(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몸에 대해 조금씩 배워갔고 남편은 성에 관한 대화를 잘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어요.”“오일로 남편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사지해줘요”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권태기를 방치하지 않고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가 가장 먼저 기울인 노력은 ‘남편을 뿌리치지 않고 그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었다.
“하루는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자기야. 나, 오늘 준비하고 있을게. 일찍 와’ 하고 전화를 걸었어요. 남편은 ‘어, 무슨 일이야?’ 하고 놀라더라고요. 첫째아이를 낳고 1년여 만에 남편에게 제가 먼저 제안을 한 거죠. 물론 그날 남편이 일찍 들어왔더라고요(웃음).”그날 이후 그는 종종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육아에 지친 아내를 배려하기 위해 ‘보채지’ 않았던 그의 남편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오는 그의 모습을 반겼다고 한다.
“은은한 불빛 아래서 섹시한 속옷 차림으로 남편 앞에서 춤을 췄어요. 소파에 앉은 남편은 제 모습을 감상했고요. 그러다 (남편의) 몸이 달아오르면 저와 함께 춤을 추면서 서로를 탐닉하게 됐고요. 그 시간은 전희 그 자체였죠.”
그는 성욕을 되찾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그 중 섹스 비디오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 시각적인 흥분이 자신의 몸을 자극했고 남편의 몸을 탐닉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권태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던 초기에 비디오를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걸(비디오) 보면 확 달아오르잖아요. IT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남편도 인터넷에서 야한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보여주곤 했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오늘은 뭘 보고 싶어?’ 하고 묻는 남편에게 ‘성인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다’고 하면 찾아주곤 했으니까요.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 있어요.”그가 말하는 ‘또 다른’ 방법이란 오일마사지였다. 그는 가끔 한밤중에 거실이나 침대 위에 ‘돗자리’를 깐다. 그 위에 벌거벗은 남편이 큰 대(大)자로 누우면 그 또한 옷을 벗고 준비한 오일을 남편의 몸 위에 떨어뜨린다. 스트레스와 피로회복에 좋다는 허브오일을 한 방울 섞는 것도 잊지 않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정성껏 오일 마사지를 해줘요. 그냥 마사지만 해주는 건 아니고 장난도 좀 치죠(웃음). 그러면 남편도 ‘너도 해줄게 누워봐’ 하기도 하고요. 오일마사지는 서로의 성감대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마사지 후엔 자연스럽게 성관계로 이어졌고요.”권태기에 접어든 이후 그가 ‘몸이 즐거워지는 섹스’를 되찾기 위해 애를 쓴 이유는 섹스가 부부사랑을 돈독하게 이어주는 ‘끈’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남편의) 가슴에 와인을 뿌려서 핥기도 하고, 얼음을 입에 물고 오럴을 해주기도 했어요. 얼음으로 오럴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어요. 여름날 밤에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얼음을 먹고 있었는데 보니까 남편의 그것이 서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남편이 ‘아깝지’ 하고 농담을 해 제가 먹고 있던 얼음으로 (오럴을) 해줬는데 남편도 아주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하더라고요.”둘째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그는 남편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 성인용품점을 찾아 남성용 자위기구를 구입했다. 임신으로 인해 남편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게 되자 해결방법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남편의 자위를 돕는 기구를 사려고 갔다가 호기심에 여성용 자위기구도 덤으로 구입했어요. 그걸로 서로의 자위를 도왔는데 써보니까 재밌고 좋더라고요. (여성용) 자위기구를 써보니까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자라면 그것도 도움이 되겠다 싶더라고요.”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권태기 극복에 도움그는 부부에게 있어 ‘섹스는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인용품점을 찾는 것도 거리낌이 없다고. 더 황홀한 섹스를 위해 핫 젤과 쿨 젤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핫 젤은 말 그대로 ‘뜨거운’ 젤이에요. 남성의 성기에 바르는 건데 그걸 바르고 삽입하면 질 내부가 화끈화끈해요. 마치 물파스를 발랐을 때처럼 말이죠. 쿨 젤은 그 반대로 시원한 느낌이 들고요. 둘 다 가끔 색다른 즐거움을 얻기 위해 사용하곤 해요.”그는 권태기 이후 만족할 만한 섹스를 위해 갖가지 이벤트를 마련하고 섹스용품과 기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는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부부간의 성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된다고 믿어요. 섹스야말로 노력을 기울이면 그 이상의 만족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그는 권태기에 빠져 있는 부부에게 첫 번째로 권하고 싶은 것은 ‘서로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의무감에 의한 섹스’와 ‘오르가슴을 느끼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부부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권태기는 부부가 함께 노력해서 극복해야 해요. 권태기를 이겨내기 위해 저는 남편과 약속한 게 있어요. 결혼기념일과 생일, 남편과 제가 처음 만난 날에는 호텔 등에서 남편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었죠. 거품이 가득 담긴 욕조에서 장난을 치기고 하고, 와인 한잔을 마시면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그러다 사랑을 나누고요. 참 좋아요. 다른 부부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또한 그는 섹스에 대한 부끄러움을 떨치라고 충고했다. 부부 사이의 섹스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절제해야 할 것도 아니라는 것.
“부부가 결혼하는 순간 이미 야한 것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적당히 두 사람이 즐기면서 놀 수 있는 것, 그게 섹스잖아요. 부부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섹스가 즐거워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요?”“나는 그저 평범한 주부일 뿐”이라고 말하는 안영욱씨. 그가 자신의 얼굴과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권태기에 접어들어 무기력한 일상에 빠져 있는 부부에게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때문이다. 그의 솔직하고 용기 있는 인터뷰가 권태기에 놓인 부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