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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이것이 궁금하다.
1. 자궁경부암백신을 맞으며 언제부터 효과가 나타납니까?
여러 임상 연구에 따르면, 접종 후 그 효과가 점점 증대되어 5년 이후부터 최대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2. 그러면 언제 접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요?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말하자면, 첫 성경험을 하기 5년 전 쯤 맞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성생활을 활발히 시작하게 되면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에 감염이 될 가능성이 있고, 이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이 되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현실적으로 언제 첫경험을 하게 될 지 누가 어떻게 압니까?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기회가 덜컥 찾아오기도 하고, 아무리 간절히 기다려도 영영 기회가 오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국가마다 성생활에 데뷰하는 평균 나이가 다르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엔 첫 성경험의 시기를 결정하는 요인은 국적 이외에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실정에 맞는 권고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평균적인 첫 성경험의 나이에서 5년을 뺀 나이를 접종권장 시기로 정한 것이죠.
예를 들면, 미국은 16세가 평균 첫 성경험 연령이므로 11세 정도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6년 9월에 미시간 주의회는 여학생들에게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첫 성경험 연령을 평균 20세로 잡고 있으며,(산부인과 의사인 제 경험에 의하면 개인에 따른 편차가 극도로 심합니다.) 따라서 15세 정도에 접종하면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대한부인종양 학회에서 내놓은 권고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접종 대상 연령은 9~26세여성, 최적 접종 연령은 15~17세"
3. 이미 성경험을 했으면, 백신은 무용지물인가요?
아닙니다. 이상적인 접종 시기는 첫 성경험 이전이지만, 이미 성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6,11,16,18형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지만 않다면 백신접종으로 암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 네가지 바이러스 유형 중 하나 이상에 이미 감염되어 있는 여성에게는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 아직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는 위의 내용을 감안하여 18~26세 사이 여성에게 "따라잡기(Catch-up) 접종"(때가 늦긴 했지만, 얼른 쫒아가서 맞고오라는 의미인 것 같네요.)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4. 그러면 27세 이상의 여성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가요?
27~45세의 여성에서의 접종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식약청에 신청 중에 있습니다.
5. 백신은 몇 번 맞아야 하며,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총 3회 근육 주사 합니다. 이차 접종은 첫 접종으로부터 2개월 후, 삼차 접종은 이차 접종으로부터 4개월 후에 시행합니다. 비용은 수십만원 정도 듭니다. 현재 대략 5~60만원 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방에 20만원 정도래요.) 이 고비용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미국에서도 이 비용 문제 때문에 효과가 입증이 되었음에도 의무접종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6. 접종만 맞으면 완전히 자궁경부암으로부터 해방인가요?
죄송하지만, 아니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은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에 달합니다. 고로 70%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70% 예방 효과는 대단한거죠. 그렇지만 접종 후에도 백신으로 예방 못하는 기타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접종 이후에도 정기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예방접종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본은 정기적인 암검진입니다. 자궁경부암은 간단한 검사로 암 진행 이전 단계에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한 암이기 때문입니다. 자궁경부암의 90%가 정기검진을 받지 않는 여성에게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은 그만큼 정기검진을 안 받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현실이지요.
정기검진을 안 받는 이유는....아주머니들의 경우 "귀찮고", 아가씨들의 경우 "민망해서"입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검사가 단지 귀찮고, 민망해서 미루고 미뤘다가 나중에 암에 걸려 오는 분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