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친한 친구들에게도 흔히 자신의 주량이나 정력을, 그리고 정력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실제보다 과장되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술 좀 한다는 애주가들은 대부분 주량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소주 4~5병 정도는 거뜬하다고 한다. 하지만 애주가인 필자의 경우에도 약 20년간의 음주 구력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술자리에서 소주 4~5병을 비우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그리고 술과 함께 사람을 직접 본 경우는 다섯 손가락 안 쪽이다.

  정력 자랑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오래 전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나누었던 실제 대화내용이다. 한 사람이 지난밤에 있었던 무용담을 늘어놓으면 이에 질세라 점점 더 허풍이 심해진다.

"나는 말이야 어제 얼마나 오래했는지 기억도 않나, 한마디로 끝내줬지. 한 시간은 기본이야."
" 그건 약과지, 나는 한 시간도 넘게 했어" 등등. 잠자코 듣고 있던 한 친구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일침을 가한다. "나는 말이야 어제 성관계를 시작할 때 영화 '땡볕'이 시작했는데 일을 끝내고 고개를 드는 순간 영화 엔딩 자막이 나오더라고."

  실제 필자의 친구들과의 술자리였다. 아주 구체적인 증거 제시에 모두 할말을 잊는다. 이때부터 이 친구의 별명은 '땡볕'. 비뇨기과 의사 친구가 앞에 있다는 것을 잊었는지, 친구들의 허풍은 계속됐다. 스스로를 변강쇠 또는 카사노바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실제 카사노바가 조루증 환자였음을 모르는 채 말이다. 그런데 한쪽에서 말없이 술만 마시는 친구가 있었다. 한 번도 1분을 넘겨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조루환자였다. 그 친구는 스스로의 능력 부족을 탓하며, 다른 친구들이 마냥 부럽다고 했다.

  최근 대한민국 성인남성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조사한 결과 성관계 시작 후 사정시간이 1분 이하가 2.5%, 1~2분이 5.4%, 2분~5분 23.6%, 6분~10분 38.7%, 10분 이상이 29.9%였다. 즉, 실제로는 32%가 5분 이하, 70% 정도가 10분 이하이다. 1시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기서 시간은 주관적이므로 실제 스탑워치를 이용해 측정한 정확한 시간보다 길게 나타난다.) 그리고 여성은 신체구조상 1시간에 가까운 관계를 갖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다른 남성들의 과장된 허풍에 주눅들기보다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사정시간이 1~2분 미만이고, 사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의학적으로 조루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특히 조루는 환자 개인 뿐 아니라 파트너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문제이다. 사회 생활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 있어서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성관계의 욕구도 줄어들어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렵다. 그러므로 조루 환자와 배우자 모두가 조루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임을 인식해 하루 빨리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가장 좋은 조루 해결책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