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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며 전 세계 티베트 불교 신자들의 실질적 지도자로 추앙 받는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84)는 반세기가 넘는 금욕생활 동안 가장 절제하기 힘든 것으로 ‘성욕’을 꼽았다. 정확히는 질문을 받자 손가락으로 하반신을 가리킨 것으로 알려진다.
부처의 현신(現身)으로 통하는 달라이 라마조차 성 문제 앞에선 바람 앞 등불처럼 흔들린다. 하물며 중생에 불과한 일반인은 어떨까. 저마다 해소 방법이 있겠지만, 문제는 아무 것도 못 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이다. 바로 중증 장애인이다.장애인 전용 성인용품이 한 국내 성인용품 제작업체를 통해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남성만 쓸 수 있는 데다 장애 정도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는 등 보완할 점도 있지만, 국내 최초 장애인 전용 성인용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제품 이름은 ‘벨트 고정형 자동 자위 보조기구(가제, 사진)’다. 신체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을 위해 허리춤에만 고정 시키면 알아서 작동하도록 했다. 가격대는 미정이다.
제품 개발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설립돼 장애인 성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시민단체 ‘장애인푸른아우성’의 조윤숙 대표와 성인용품 업체 ‘바나나몰’ 대표가 만나면서다. “장애인도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성욕을 해결할 권리가 있다”는 조 대표 주장에 귀 기울이며 장애인 성인용품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해외의 한 성인용품 업체와 공동개발 끝에 올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장애인 성인용품 개발 시도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조 대표 생각에 공감한 일부 업체들이 개발 의사를 밝혔지만, 현실의 벽 앞에 번번이 무너졌다. 성, 그것도 장애인 성 문제를 공론화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우리 사회의 풍토 탓이다. ‘바나나몰’ 정윤하 홍보팀장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을 성욕이 없는 ‘무성(無性)적’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장애인의 성은 음지 중에도 음지에 있다”고 지적했다.조 대표는 “장애인은 장애인 이전에 성적인 존재”라며 “그러나 여전히 결혼, 연애, 성 문제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보호 받아야 할 어린아이처럼 취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은 성인용품을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사는 실정”이라며 “국가가 이런 부분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일본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들에게 성인용품 구입비용 등 성 생활과 관련된 부분을 금전적으로 지원한다.
출시에 앞서 용품을 사용해본 장애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일반인용보다 훨씬 쓰기 편하다”는 평가다. 물론 장애로 감각이 무뎌졌거나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은 여전히 사용이 어렵고, 무엇보다 남성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도 명확하다. 정 팀장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더 다양한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