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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갈곳없는 연인들 카섹스에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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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1 01:11:35

불황에 갈곳없는 연인들 카섹스에 눈돌려

불황이 카섹스를 부른다?
장기 불황에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이 카섹스에 빠져 들고 있다. 모텔을 찾기도 하지만 안내데스크를 거쳐야 하고 경제적·시간적으로 부담이 되는 까닭에 카섹스를 선호한다는 연인이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새롭게 등장한 카섹스 명당이 떠오르고 인터넷 게시판이나 채팅사이트에는 카섹스의 장점을 옹호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 자유로는 카섹스가 자유로운 길?
3년째 초등학교 동창과 열애 중인 S씨(28·회사원)는 최근 들어 카섹스에 눈을 뜬 부류. 일산에 거주하는 S씨가 즐겨찾는 곳은 자유로. 일산IC를 지나 문산 쪽으로 달리다 보면 호젓한 분위기의 왕복 10차로 길이 나온다. 갓길에는 평일 늦은 시간이 아닌 오후 8~9시에도 10여대 이상의 자동차가 곳곳에 시동을 켜놓고 있다. 경기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번호판을 단 차량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 차량이 짙게 선팅된 유리에 습기가 더해져 내부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내리면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차들로 무섭기도 하지만 남의 눈에 띌 염려가 없다는 점 때문에 찾는 이가 많다.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S씨는 “돈도 안들고 신선한 자극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 새롭게 떠오르는 명당―터널 끝 갓길
30대 중반의 K씨 부부는 올 초 국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구입한 후 자주 고속도로에 오르고 있다. 결혼생활 9년째에 접어든 이들은 연애 시절에는 ‘뚜벅이족’이라 엄두를 못냈던 카섹스에 빠져들어 제2의 신혼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맞벌이 생활을 끝내고 함께 새로운 사업준비를 하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여유시간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카섹스에 빠지게 된 사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고속도로의 터널 끝이다. 정확히 말해 터널이 끝난 지점의 갓길 부분이 이들이 찾는 장소다. 이곳에 차를 세우면 뒤에 오는 차가 전혀 없고 방해받을 만한 요소도 없어 안전(?)하기 때문에 최고란다.

◇ 밑으로 내려갈수록 안전하다?
대형 건물의 주차장도 새롭게 떠오르는 ‘명당’이다. 양재역 환승주차장은 저녁 늦은 시간이면 컴컴한 데다 인적도 드물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백화점이나 병원 등의 지하 주차장은 평일 낮시간대에도 용감한 커플들이 찾는 장소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사람도 적고 조용해 안전하다는 게 이용자들의 말. 점심시간을 이용해 차를 몰고 백화점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면 주차요원이 식사하러 자리를 비워 남의 눈에 띌 염려가 적다. 그리고 가장 깊은 지하층에는 대개 백화점이나 병원 직원들의 차가 세워져 있는데 출퇴근용이라 낮에는 고정 칸막이 노릇을 해주기도 한다.

한편 경찰 측은 카섹스족에 대해 마땅한 단속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카섹스 중인 커플을 적발하더라도 경범죄로 과태료를 물릴 수 없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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