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칼럼] 누구를 위한 성향인가...

어릴적 아빠에게 몇시간씩 이어지는 매질을 당할때면..
"아..  차라리 죽어버리면 좋겠다." 이런생각을 많이했다. 겨우 7살 짜리가 말이다.

 매질이 끝나면 온몸이 내몸이 아닌 듯 하다. 여기 저기 붓지 않은데가 없고
어떻게 있어도 지면과 닿은곳은 고통스러웠다. 앉을 수도 누울 수 도 없었다.
그나마 가장나은게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아빠는 부러지는 도구로는 때리지 않았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마대걸래의 마대자루는 굉장히 단단하고 무거운 제질로 된것이 있고 또 굉장히
가벼운 제질로 된것이 있다. 그중 가벼운것은 딱 한데 맞으면
그냥 부러저 버린다. 아빠는 언제나 최상질의 몽둥이를 한쪽끝에 구멍가지 뚫어서
끈 장식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하루는 회색 PVC파이프로 때리다가 몇대때리지 안아 부러저 버렸다.
그러고 몇일있으면 어김없이 새로운 몽둥이를 구해온다.

가장 고통스러웠던건 직경이 1.5CM 정도될 듯 한 연질의 알루미늄 파이프였다.
그것을 가져와서 아빠가 하는 말이..

이건 아무리 때려도 안부러저  참 공포스러웠다.

지금도 아빠의 방에가면 한 구석엔 몽둥이가 자리잡고있다.
내가 처음 5살인가.. 6살에 집에오고 난뒤로 우리집에서 몽둥이는
생활필수품이었다. 언제든 벽이 마주한 꼭지점이 생기는 부분에
몽둥이가 기대어 서있었다. 지금도....

이런 이런시절을 격었던 나는 스팽킹이라는 플레이가 나에겐
아무런 흥미가 되지 못했다. 난 폭력을 너무 두려워 했기때문에
누군가 나의 피부에 강한 충격을 주려한다면 아마도 아빠만큼
그사람을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죽기직전까지 맞아본사람은 절때 스팽킹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피부에 충격이가해지면 피부색이 변하고 붓게된다.

보통 강하게 맞으면 맞은 부위가 빨게진다.

좀더 세게 맞으면 맞은 부위가 파래진다.

좀더 세게 맞으면 몽둥이와 피부가 직접닿은 곳은 변화가 없고
그 바로 옆이 파래진다.

좀더 세게 맞으면 까맣게 된다.
 

맞아서 피부가 까맣게 되어보지 않은사람은 대부분 스팽킹에 흥미가 있을것이다.

어렸을적 내 여동생은 아빠한테 맞다 기절을 했다.
그럼 아빠는 물을 뿌려서 깨우고 또 때렸다.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난 동생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차라리 의식을 놓쳐버리면 아무
느낌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나에게 기절할 수 있는 행운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


내가 강했던 건가...


나는 얘기한다.

스팽킹은 맞아본적 없는 사람의 환상일 뿐이다.


실제로 내가 SM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스팽킹좋아하는
사람중에 맞고자란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이라는것을 알면 절때 하려하지 않을것이다.
 

난 언제나 스팽킹이나 기타 육체적 고통을 주는 플레이보다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플레이를 원했다. 정신적인 고통이라기보단..  나와
내 파트너가 인간대 인간이 아님을 느끼는 행위들이 날 행복하게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내가 지배자이건 피지배자이건 큰문제는 되지 않았다.

 

내 성욕은 서브쪽이고 내성격은 돔쪽이다.


내가 일년남짓 소유했던 서브는 처음에 나와 소개할대 돔성향이강한
스위치라했으며, 나는 서브성향이 강한 스위치라 했다. 그런데도 우리의
관계는 자연스레 내가 돔이 되었다. 내가 5살 연하였는데 말이다...
지금도 아주 가끔 문자를 주고 받게 되면 아직 존대말을 한다.
존대말이 편하다고 한다.. 나는 그 존대말을 들을때마다 가슴이 아픈데..


차라리 반말을 하지....

 

그녀의 최대관심사는 스팽킹이었다. 나는 별루 때린적이 없다.
아마 1년동안 30대쯤 때렸을까.. 강도도 매우 약했다.
한번 멋대로 날떠났다가 돌아왔을때 따귀를 많이 때린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날 가장 많이 때리지 않았나 싶다.

섹스가 하나도 즐겁지 않다고 했다. 음부가 ㅤ젖지도 않아서 섹스는
그냥 고통일 뿐이라고했다. 섹스자체가 즐겁다라는 것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단하나... 스팽킹후에는 젖게되고 그때 섹스를 하게되면 즐겁다고 한다.

일년동안 날 만나는동안 스팽킹을 하고 섹스를 한건 한번인가 두번이다.
그런데 스팽키을 좋아하는 그녀는 내가 음부를 만졌을때
젖지 않안던적이 한번도 없었다. 언제나 내가 섹스하고싶을때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약간의 불감증과 음부가 잘 젖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는
나는 의식적으로 자주 그녀에게 이런말을 해주곤 했다.

내가 너와 섹스를 하려고 할때 네가 준비가 되어있지 있지않다면
그건 주인에대한 예의가 없는 거야.

다행이 그런 예의없는 행동은 한번도 불 수 는없었다.

 사람의 몸은 책임감을 주면 움직여지게 되어있다.
바로 정신력이라 하는 부분인데 그녀가 가진 불감증을 치료해주기위해
난 항상 그녀에게 그런의무를 줬었던 것이다.
그녀가 섹스자체의 즐거움도 알길바랬다.


그렇게 스팽킹을 좋아하는 그녀도 스팽킹없는 나와의 D/s생활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난 이름을 새로 만들어서 붙이거나.. 욕을 하지않았다.
언제나 본명을 불러줬으며, 그녀의 일을 항상 상의해주고 조언해줬다.
물론 나보다 인생선배인 그녀에게 내가 도움 받을일도 많이 있었다.
그녀의 말을 빌자면 나는 거의 플레이를 하지 않는단다...
그도 그럴것이 나의 플레이 레파토리는 그다지 다양하지가 않다.

처음에 풋, 오럴 봉사를 받다가 섹스 후 입에 사정한뒤 끝난다.
사정하고 나면 조금씩 나오는 정액을 연신 핥아서 깨끗이 하는 모
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엽고 정말날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는 내가 그녀에게 안겨서 잠이든다.

나는 참 이기적이다. 내가 안아줘야하는데 난 언제나 안겨서 잠이들었다.
엄마가 없이 자란 탓이려나..

다른때보다도 그렇게 잠이 들때가 가장 난 행복했었다.


그런데...

남자인 나는 파트너 한명 만나는것도 너무 힘들고, 혹시나 만날 기회가
된다해도 거의 성향이 맞지 않는다. 여성들은 대부분 내가
싫어하는것만 좋아하니까....


스팽킹, 본디지, 왁싱, 애널.....  흠...

그래서 나도 그동안 싫어했던 플레이들의 필요성을 점점 느끼게 된다.

누굴위한 성향인가..

분명 내성향은 나를 위한 성향인데 현실때문에 내성향은 다 포기해야한다?

더 우울한것은 성향을 포기하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성향으로 날 다시
포장한다치자 그러면 이제는 여성이 매우 적다는 벽에 부딪치게된다.

난 그녀를 통해서 스팽킹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걸 확인했다.

성향이나 선호하는 플레이보다 정작중요한건 현실적인 문제라는것이다. 얼마나
운이 좋은가 인가.......

참... 답답한 노릇이다.

나에게 있어 이상적인 성적 환타지는 없는 것일까...